정동진의 일출


돋이를 보기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정동진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정동진역에 도착하였을 때는 거리에 가로등도 많이 없어 아직 칠흑같이 어두웠다. 핸드폰 불빛 하나에 의지하여 전날에 올라간 정자로 향하였다. 알 수 없는 풀벌레소리 바람소리, 개짓는 소리, 발자국 소리에 등골이 오싹하였지만 모기보다 덜 무서웠다. 이놈의 모기들은 청바지를 파고 들어와 내피를 쪽쪽 빨아갔다. 하지만 정동진에서 가장 멋진 장소에서 일출을 담아 가겠다는 나의 의지는 꺽지 못하였다.

자에 올라가서도 한동안 밝아지지 않았다. 그때서야 폰으로 일출시간을 알아봤다. 30분이나 일찍 온 것이었다. 어제 본 할아버지처럼 정자에 자리 잡고 새파란 에메랄드빛으로 밝아오는 정동진 앞바다를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바닷가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하였고 수평선 부근이 점점 붉게 변하고 있었다. 활활 타오르며 떠오르는 태양을 한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기만하고 사진 찍을 생각은 잊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을 때 모래사장에서 일출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환호성 소리가 들려왔다.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에 멋진 일출을 담았다. 한동안 폰 배경화면으로 저장하고 사람들에게 자랑하며 다녔었는데 그 사진이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

동진에 와서 제대로 된 밥을 못 먹어 많이 허기졌다. 해가어느 정도 뜨고 밥을 먹기 위해 정자에서 내려갔다. 강릉에서도 그렇고 정동진에서도 많이 봤던 ‘초당순두부’식당에 갔다. 두부를 좋아하는 나는 내심 많은 기대를 했다. 그래서 실망도 컸다. 맛은 그냥 지극히 평범한 순두부 맛. 간장 맛. 내 입맛에는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시장에서 파는 두부가 2~3배 더 맛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깨끗하게 다 먹었다. 그냥 평범한 두부여도 맛있으니까!! 밥을 다 먹고 다음 행선지를 행해 또 무작정 걸었다.

  슬라아트월드로 가는 길도 만만찮았다. 오르락내리락 꼬불꼬불한 길이 이어졌다. 광개토대왕이 왜 하슬라를 신라와의 경계로 삼았는지 이해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정말 걷기 힘들고 걷다보면 경치가 예뻐서 넋을 놓고 보다 적들의 습격을 받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정도 걷다 표지판하나가 보였다. 6·25전쟁 때 북한이 가장 먼저 공격한 곳이라는 표지판이었다. 난 그전까지만 해도 북한이 러시아에서 탱크를 빌려와 무작정 밀고 내려 온 줄 알았는데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 급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기습상륙작전까지 할 정도로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전쟁을 일으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열심히 걷고걷고 또 걷고 저기 저 멀리서 특이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사진속의 건물에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는 줄 알았다. 그래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기 위해 한 걸음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언덕이 날더러 이제 시작이라고 천천히 가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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